2010. 4. 21. 03:17

위기 드립 2

나는 현재의 '아이폰'에서 촉발된 '위기'라는 것이 노친네 복귀를 위한 농간이라고 90%의 확율로 100원을 걸 수 있을 정도로 확신하는데... 참 여기저기에서 많이들 낚이는 것 같다.

심지어 전문가인양하는 사람들까지도... (요샌 워낙에 전문가가 많아서... 뭐.. 자동차 전문 블로거라고 하면서 르노차를 '삼성이 만드니 달라요'라고 하는 양반도 봤다. 허헐...)

지난 번에도 얘기했지만, 애플의 비지니스 모델은 애플만이 할 수 있다고 해도 무방한 것이다. 아니 애플은 그거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다. 폐쇄적인 하드웨어 + 그 위에서 구동되는 S/W. 실상 이것이 애플의 전부이다. 더 없다.
애플은 맥킨토시로 대표되는 자사의 PC 전략을 그대로 모바일 시장으로 옮긴 것 뿐이다.

다만, PC 시장에서의 전략과 달리 하드웨어 제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매출이 자사를 통과하도록 강제함으로써 매출이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 차이점이다. (이것은 충분히 천재적인 발상이다.)

애플은 폐쇄적인 하드웨어와 시장을 원한다. 애플빠들에게 주어지는 천국은 애플이 주는 천국이지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은 아니다. 애플은 PC 시장에서 개방적인 환경(맥OS와 전용 H/W로 무장해도 PC 자체의 범용성이 개방적인 환경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거의 망할 지경까지 몰리면서 배웠고, 절대 그와 같은 상황으로 두번 다시 스스로 걸어들어가지 않는다.

이번에 나온 iPad가 이러한 전략의 액기스이다.(그 효용은 논외로...) 아이패드에 애플 모바일 OS가 탑재된 것만 보아도 애플이 얼마나 간절히 폐쇄적인 환경을 원하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모바일 OS의 제한적인 기능을 통해서 구현되는 환경들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만약 데스탑 OS가 깔렸다면 이미 출시된 비슷한 플랫폼과 비교 분석 및 학살당하는 건 순식간이었을 것이다.

현재의 아이패드의 포지션은... 좀 박하게 말하자면 남들이 흑백전자 사전 출시하고 있을 때, 컬러에 MP3 기능 넣어 놓은 상태랄까... 기존의 명성도 좀 있겠다... 아주 괜찮아 보이는 뭐... 그런 거다.

애플은 영원히 폐쇄적인 환경을 원하지만, 이미 그의 경쟁 상대들이 PC 시장에서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애플과 반대쪽에 서있는 안드로이드나 윈모바일이 범용이라는 또 다른 강점으로 공격을 하면 상황은 PC때와 같이 될 수 밖에 없다. PC 시장에서 애플이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져서 발린 것이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최적화된 완전한 시스템의 출시에 모든 노력을 쏟았지만, 몸 만들어서 자전거로 폭주하면 뭐하나 덜 떨어진 놈이 차타고 달리면 그만인 것을...

무겁고, 구린 범용의 단점은 H/W 스펙과 최적화, 튜닝등을 통해서 충분히 커버가 된다. 그러면 게임 끝나는거다. 물론 애플은 그걸 알고 있고, 그 타이밍을 최대한 미루면서 또 다른 전략으로 살아남고자하겠지만... 그렇게 된다.

자, 이래도 애플이 답인가? 이래도 위기인가?

더구나 거의 100% IT 산업 = 제조업인 대한민국 환경에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애플의 모델은 실현 불가능하니 욕심 낼 필요도 없다. 그리고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쌍심지를 켜면서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아무 반응이 없는 것도 초큼 웃기고... 이건 뭐 트렌드를 무시하거나 신경쓸 필요가 없거나의 문제지만...

모바일이 폭발적으로 확장하는 지금... 다들 혼란스럽긴 할 것이다. 더구나 PC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그로인한 세상의 변화를 경험한 세대로선...  더더욱 의미가 있겠지. 더구나 상부상조하며 폐쇄적인 시장을 유지하면서 눈 맞추고 배 맞추며 실컷 헤쳐먹던 걸, 애플이 들어와서 뽀개버렸으니 얼마나 의미가 깊겠냐만... 기본적으론 디바이스고... PC처럼 한 10년 지나면 개나 소나 모바일이다.

제조업과 전혀 상관도 없는, 할 수도 없는 우리 회사(그나마 IT회사긴하다.)의 롤모델이 '애플'이고, 세상과 동떨어지지 않기 위해 사내 무선인터넷 AP을 개인 휴대폰을 위해 열어달라는 소리를 뻔뻔히 해대는 걸 보니... 참 병맛이더라. 휴대폰으로 인터넷 할라구 회사오냐?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고, 그냥 동네개들 짖듯이 하나 짖으면 같이 짖어대는 게 더 문제고 '위기'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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