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5. 10:05

달콤한 꿈

회사 동료가 건내준 IT 개발자 이야기... 리얼일까 팬터지일까?
읽으면서 통쾌하고, 다 읽고는 슬퍼지네... 초초초A 급 정도라면 가능한 일일까...
아~~ 이 놈의 3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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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로 만
 9년차 개발자입니다.
지금까지 몸담아 온 회사만 대략 5군데 정도 되는거 같습니다.
그중엔 이름을 대면 알만한 회사 몇군데와 이름모르는 벤처도 거쳤었습니다.

SI, SM, 솔루션, 서비스 등등 몇차례씩 거치면서 경험한 내용을 필두로 본 글을 적습니다.
또한, 이 땅의 IT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선배입장의 한사람으로서 최근 화두가 되었던,
그리고 지금도 씁쓸함을 공유하는 IT개발자의 현실에 대해 통감하며, 본글을
제가 IT의 개발자로서 사는 동안은 계속해서 정제하여, 모두의 동감을 얻어보고자 작성합니다.

- 이것이 상식에 의거하는 IT 개발자의 생활입니다. 
1. 프로젝트가 떨어졌다. 프로젝트는 콜센터 상담원용, 그리고 관리자용 어플리케이션이며,
녹취서버와 CTI 서버, 그리고 교환기와 연동해야 한다.
녹취서버로부터 녹취를 하되. 통화마다 파일이 생성되야하고, 추후 파일을 들을수 있어야 한다. ( WEB 에서 )
CTI 서버로 부터 상담원으로부터 콜이 인입되게되면, 인입된 전화번호를 근거로 디비로부터 고객테이블을 검색하게되고
자동으로 데이터를 상담원에게 보여줄수 있어야 한다.
교환기로부터 생성된 로그를 통하여 통계수치를 산정하여, 관리자 어플리케이션에서 보여줄수 있어야 하며
CTI 서버의 전략을 관리자가 손쉽게 변경할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본 프로젝트의 디비는 삼X화재의 디비고, 이 디비를 일배치 작업으로 현X해상으로 넣어줘야 한다.

2. 이 프로젝트를 기한 2개월을 줬다. 인원은 나까지 3명이다. SE한명 개발자 2명이다.
우리 PM은 할수있지?를 연발하며 조기퇴근했다. 난 PM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각 프로세스별로 일정을 꾸며서 도저히 안되며 기본적인 개발기간 5개월 QA 및 안정화 기간 포함 1개월을 더 달라고 했다.
PM이 다음날 얼굴이 벌게져서 올라왔다. 첫마디가 " 미친거 아냐? "였다.
딱 한마디 했다 " 모든 내용은 이메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서 메일이 왔다. 내가 보낸 프로세스를 전부 1/3 씩 줄였다. 이렇게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메일을 보냈다. 1/3 씩 줄여서 하루 업무시간 9시간을 근거로 다시 스케쥴링을 해달라고 했다.

3. 다시 PM이 얼굴이 벌게져서 올라왔다. " 알긴아는데... 이건 꼭 해야 하는것이니, 고생스럽더라도 해달라 "였다.
난 다시 말했다 " 모든 내용은 이메일을 통하여 통보하십시오" PM이 잡설이 늘어지며 설득하려 했으나,
난 다시 이메일을 보냈다. " 주신 메일을 검토하였으나, 업무시간에 마춰서도 도저히 맞추지 못할 내용이니
재 검토를 바란다 "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더니 개인 메일로 내용이 왔다. " 계속 이따위로 하면 짤릴수도 있으니 알아서 기어라 "라는 내용이었다.
훗...그냥 웃어줬다.

4. 난 그날부터 내 6개월짜리 스케쥴에 맞춰서 근무를 하기 시작했고 이 내용을 취합하여 고객과 PM 그리고 영업이사,
운영이사, 사장님께 보냈다. 추신을 붙였다 " 일이 너무 과중하오니, 추가 인원을 주시거나, 프로젝트 일정을 늘려주십시오 "
했다. 그럤더니 , PM 이 올라와서 나보고 " 오늘부터 야근을 해서라도 일정을 맞추라 "고 명령한다.

5. 그래서 한마디 했다. " 야근 명령부를 주십시오 " 했더니 PM이 " 야근 명령부가 뭔지 모르니 일단 야근 하라 "라고 한다.
난 오후 6시까지 열심히 일하고 나서 , 퇴근했다.

6. 다음날 출근했더니 PM이 " 내말이 말같지 않나? 왜 퇴근했나? " 내가 " 야근 명령부를 주지 않으셔서 야근 안해도 되는지
알았습니다 " 했다. 그러더니 PM이 어디서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점심먹고 나서 야근 명령부를 보내준다.
그날 밤 10시 반까지 신나게 야근을 했다. 나름 오랜만에 야근인지라 재미도 있었다.

7. 다음날이 됬는데 점심먹고 나서 야근 명령부가 오지 않는다. 6시 되서 퇴근했다.

8. 다음날 PM이 얼굴 벌게져서 어제는 왜 야근 안했냐고 한다. 당연히 야근 명령부가 없기때문에 안했다고 했다.

9 . PM이 이번 휴일 반납하고 일정이 조급하니 출근하라고 한다. " 휴일 근무 명령부를 주십시오 "라고 했다.
PM이 어이없어 하면서 작성해서 준다. 안나올까봐...

10 . 한달이 지났다. 야근 16일 휴일 5일 근무했다. 월급을 받았는데 2개월치 월급이 나왔다.

11. PM에게 메일을 보냈다. 연속되는 강행군으로 개발이 진척이 안된다. 휴식이필요함으로 연차를 쓰겠다고 했다.
또한 이번 휴일엔 야근 명령부를 주시더라도 개인 사정으로 인해 근무가 불가능하다는 메일을 보내고,
전자 결재를 냈지만, 되돌아왔다.

12. PM이 말한다. 팀워크에 대해 한참을 떠든다. 팀을 위해서 내 몸을 축내서 일하란 것인가?라고 물었다.
가정사 및 애인사까지 팀워크를 위해서 내놔야 하는것인가? 내 삶을 내놓고 팀워크를 따져야 하는가? 라고 되물었다
PM이 말한다.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한다면, 팀워크가 맞지 않아서 퇴사를 권고할수 밖에 없다고 한다.

13.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14. 월요일 출근하니, 메일함에 퇴사 권고 메일이 왔다.

15. PM이 와서 짤렸으니 오늘부터 안와도 된다고 한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나왔다.

16. 회사 인사부에 메일을 보냈다 짤렸으니, 3개월치 월급을 주셔야 하며, 퇴직금과 소득공제까지 계산하셔서
다음달 월급통장에 넣어주셔야 하며, 이 사항이 조취되지 않으면 바로 노동부에 제소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금? 전 회사보다 상식이 통하는 회사에 와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PM도 좋은분이고 실력이 있으시며, 회사도 이름이 있고 튼실하다.
1년중에 휴일근무는 하루 이틀쯤 특이한 사항때메 있고, 야근은 한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다.
전에 회사에서 3개월치 월급과 퇴직금 그리고 소득공제가 들어왔다.
1년 좀 넘게 근무했는데 돈 천만원쯤 되는거 같다.
스노우보드를 사고, 페러글라이딩 장비구입이랑 연회비 , 그리고 옷 몇벌 사고 나도
5백만원이 남아서 은행에 예치해 놨다. 

17. 전 회사에서 연락이 온다. " 자바 프레임워크와 Flex 프레임워크 버젼이 뭔지 모르겠다. 알려달라 . 인수인계가
없어서 개발에 난항이 있다. " 다급해 보인다.

18. " 잠시 와서 봐주면 안되겠냐 " 난 " 업무중이니 메일을 달라 "고 하고 끊었다.

19. 메일이 왔다. 핵심 코어 프로세스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고, 어떤 버젼을 쓰는지 모르겠는데. SVN의 레파지토리에
문제가 생긴모양이다

20. " 가는건 가능하다. 하지만 코어 프로세스를 재 개발해야 하고. 나역시 Version 테스트 하는데 공수가 들어가니
약 400 만원 정도가 소요될거 같다. 지출 증빙 가능하니 결제 완료되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

21. PM이 욱한다. 전화를 끊었다.

22. 다음날 400 만원이 입금되었다. 그날밤에 와달란다. 난 후배와 술약속이 있다.

23. " 개인 사정에 의해 당일은 어렵고 익일날 가능하면 가주도록 하겠다 그게 안된다면 400만원은 다시 돌려주겠다 "

24. 다음날 와달란다.

25. 코어 파일 몇개를 웹로직에 던져넣고 버젼 파일 몇개 던져놨다.

26. 서비스 재 기동했다. 잘 도는거 같다. log 파일이 깨끗하다.

27. 들어간지 30분만에 확인시켜주고 나왔다. PM 이 말한다. " 지금 어디서 근무하냐? 놀고 있음 다른곳 추천좀 해줄까? "한다.

28.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나온다.


내 행동에 잘못된 부분이 있을까....곱 씹는다.

( 본글은 제가 경험한 그대로를 적습니다. 추가 내용이 있는데 너무 내용이 과격하여 정비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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