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13. 13:11

대세는 디자인?

어느 날 갑자기 '상품성'의 한 항목으로 '디자인'이 혜성처럼 등장한 듯 느껴지는 요즘이다.
둘러보자면, 외국의 존내 유명한 디자이너 누구의 작품, 처음 뵙는 어떤 이름 모를 시끼의 손길이 담긴 무엇...이라는 수식을 단 제품들이 여기저기 출몰하고 있다.

일단, 반갑긴 하다. 시도라도 해보는 것이 어딘가?

그러나 이런 일련의 행위를 보면서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은 이것이 (한국)기업들의 패러다임 전환이 아니라, 결국 기존에 해먹던 짓의 고도화라는 것 뿐이다.
결국은 이 모든 것이 권위주의와 (과정을 무시한) 결과주의의 산물이라는 것 뿐이다..

새로운 디자인은 반드시 "외국의" "유명한" (대개는 외국인이면 다 유명하더라...) 누군가의 배설물이어야 하며, 결국 돈주고 "디자인을 구입"하면 된다는 지극히 편한 산수를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냐는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디자인했다면 사표부터 써야할 디자인도 어느 포리너의 디자인이라면 상품이 되는 세상이라니, 그 귄위에 대한 무한 애정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횬다이가 카피의 신기원 너네스시를 만들기 위해 보낸 세월이 몇십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기술만으로도 그럴진데... 문화적 역량의 최첨단을 걷는 디자인이라는 건 얼마나 많은 세월과 실패를 겪어야 얻어지는 것인가? 그런데 그냥 그런 중간 과정 생략하고 돈주고 산다. 결과가 나온다. 할 말이 없다.

개인적으로 개인의 재능이 차고 넘쳐서 나라에 망조가 든다 싶은 우리나라의 재능들이 세계의 유수한 디자인전에서 상위에 랭커가 되고서도, 한국을 떠나서 아니 한국에서 일할 수가 없어 한국을 떠나는 상황이 무엇을 대변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일이다.

아직도 앞은 쪽바리차  뒤는 독일차(동양 얼굴에 서양 궁뎅이 취향이냐?)의 세계적인 트랜드를 따랐다고 주장하고, 사장이 좋아한다는 트렁크 위의 한덩어리를 비계마냥 붙이고 댕기는 너네스시를 보면 참 우습다가도 슬프다. (그런 주제에 누가 짱깨를 까는가 !!!)

결국의 양키의 재능을 사고 제품을 만드는 것도 한시적인 마켓팅일뿐이며, 전혀 바뀌지 않는 권위주의와 결과주의 진화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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